어제가 애기 1살 되는 생일이었다.
내가 아무리 일본살고 일본인과 결혼해서 하프가 생겼다지만 한국인으로서 미역국은 먹여야 하지 않을까 싶어 미역국을 손수 준비
아직은 마늘은 못먹는다고 하고 1살이다보니 염분등 신경쓸게 한 두가지가 아니다.
내가 먹을 미역국이라면 소고기 다시마도 넣고 소금도 넣고 내 마음대로 만들탠데 이유식은 내가 먹는 음식과는 차원이 다르더라.
평상시라면 비싸서 못먹을 카고시마산 와규 민치, 한국산 미역과 다시마, 홋카이도산 양파, 적당히 비싼 말린 표고버섯 애기가 먹을거니 후쿠시마와는 가급적 먼 거리의 식자재를 샀다.
다시마를 따뜻한 물에 기포가 생기지않게 끓여 육수를 우려내고, 다시마를 꺼내 표고버섯을 넣어 다시 육수를 우려내고, 따로 냄비에 민치를 볶았다. 참기름에 볶을까 했지만 와규에서 기름이 많이 나와 따로 기름을 사용하지 않았다.
염분이 걱정되 미역도 몇번이나 물을 바꿔가며 담가 염분을 최대한 제거, 그리고 소고기 기름에 볶기시작.
적당히 볶아진게 보이니 육수를 자작하게 넣어 미역에서도 육수가 나오도록 조금씩 졸여가며 미역국을 끓이다, 양파를 다져서 넣어 감미를 더했다.
이건 취향이지만 양파가 씹히는 감각이 싫으니 양파가 완전히 물러질때까지 물을 넣어가며 계속 졸였다. 양파 식감이 다 죽었을 무렵 남은 육수와 물을 더해 자작하게 한번 끓여주니 완성
나는 비싸서 못먹는 미역국이 완성되었다. 사진 찍어둘걸
소금이나 간장을 안넣으니 밍밍하긴한데 육수는 잘 우러나서 건더기와 먹으면 딱 좋은 느낌이다.
대망의 시식
빵도 좋아하고, 우동도 좋아하고, 파스타도 좋아하고, 필라프도 먹는데 왜 쌀밥은 안먹는걸까.
우리나라에서는 애기들한텐 미역국이 치트키라고 한다. 얘도 반은 한국인이니 통하지않을까
결과부터 말하자면 대성공
평상시에는 정량의 반 먹이는것도 힘든데 정량을 다먹고 밥그릇을 잡고 더 내놓으라고 난리친다.
만드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만든 보람은 있다.
그래도 애기 밥 한끼 만드는데 2천엔씩 드는건 무리가 있으니 가끔 만들어주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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